(http://blog.naver.com/hyponic/40020905704)
앨범 리뷰
익스트림이란 음악은 상당히 매력적이다. 단순히 매니아 적이라는 것을 떠나, 그것만의 독특함과 극명한 의지표현이 보여지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런지 몰라도 소수이긴 하지만, 인터넷이 발달된 지금 세계 대부분의 국가 내지는 장소에서 익스트림 음악을 연주하는 이들이 있고, 그 음악에 심취에 그들의 음반을 모으고, 듣는 이들이 있다.
홍콩... 어느 곳이나 다 마찬가지겠지만, 외향적으로는 매우 화려해도, 민초(民草)들의 삶은 고달프고, 암담한 곳이다. 닭장과 같은 철장에서 사는 사람들 하며...
암담하고, 고통스런 현실은 익스트림 뮤지션에게 음악적 배양토를 제공하였고, 그에 상응하는 우울하고, 처절한 음악을 연주함으로써, 어느 정도는 듣는 이나, 연주하는 이나 심리적 보상을 받을 수 있는 듯하다.
HYPONIC은 홍콩 출신의 3인조 밴드이다. Line-up을 볼 것 같으면,
Roy - Vocals and Guitar, Drums(except last track performed by Kit)
Kin - Guitar(and Recording, Mixing and Cover, Graphics)
Mei Fun - Bass
그리고, 이들이 만들어낸 'Black Sun'은 이들의 데뷔음반인 듯하며, 자주제작반이다.
<음반 소개>
전제적인 사운드는 데스메틀적인 요소가 첨가된 둠(Doom) 메틀이다. 키보드 사운드가 철저하게 배제된 암담한 음악이며, 그 공백을 기타가 훌륭히 메꾸어 주고 있다. 고통스런 보컬 역시 여타 밴드에 뒤떨어지지 않는 과격하고 암울한 목소리인데, 밴드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Roy가 맡고 있다.
사실, 본작의 첫곡을 들었을 때는 그냥 홍콩의 평범한 데쓰메틀을 들려주는 팀이겠구나 했다. 전형적인 데스메틀의 곡도 있긴 하지만, 이들 음악의 특징은 그들만의 슬픈 기운이 밴 독특한 음색과 암담함이다.
이들의 본작의 백미는 4번 트랙 'Third'와 'Black Sun'이다. 2곡 모두 대곡지향적이기도 하다. Third는 후반에 Roy의 기타가 만들어내는 암울한 분위기가 압권이다. 미들템포로 곡을 리드해가며, 가슴에 쌓인 암울함을 조용히 읊조리기도 하고, 울분을 사납게 발산하기도 한다.
대미를 장식하는 Black Sun은 타이틀 곡 답게 앨범 전체의 분위기를 담고 있기도 하다. 10분 여 동안의 시간 동안 온갖 고뇌와 고통의 모습을 보여 주고 있으며, 슬픈 영혼이 공간을 떠도는 듯한 기운을 느낄 수 있다. 곡이 크게 3부분으로 나뉘어지는데, 특히, 중반부를 거쳐 후반부에 드러나는 비장미와 어쩔 수 없는 슬픔에 대한 절망적인 감성이 듣는 이를 가슴 아프게 한다.
삶에 대한 고뇌와 절망이 가득 품은 채 깊이를 알 수 없는 어둠으로 사라지는 것이다...
'검은 태양이 어두운 과거 위에 떠올랐을 때
우리의 구원자는 파멸로 떨어지고 있지...
삶은 고통 위에 있었고,
나의 영혼은 심연(深淵)으로부터 왔다네.
나는 후회에 가득차 죽어갈 것이다...
나는 분노에 가득차 죽어갈 것이다...
생명은 돌아오지 못할 것이며...
거짓말은 완성되었다..
거짓됨은 완전하다...
삶은 끝나 버렸다...' ('Black Sun'의 가사 중에서)
(작성일 2003.06.15)